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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상자
2008.05.20_06.23
이상희 한윤정 안경수 안상희 조영현 김소연
2008 KIMI for YOU 두 번째 기획전에서는 전통적으로 아름답고 절대적인 미에 대해선 무감각하면서도 원색적인 시각의 흥미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미학을 제시하고자 한다. 마치 오색의 펜으로 마구 휘갈긴 낙서와 같아서 무엇인가를 숨기고, 남기고, 여지를 주어 사고를 부추기는 예술과는 다르다. 모든 것을 가감없이 보여주기로 작정한 듯 구체적으로 표현된 것들은 마치 어린 아이가 바라는 것처럼 유치하다. 아이 뿐 아니라 다자란 성인에게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달콤하게 추근대며 비밀스럽게 가상의 컬렉션을 갖게 한다.
현대에는 절대 신권도 존재하지 않으며, 생존의 문제를 거론할 만큼 극단적으로 낮은 이도 없는 이유로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이해하는 예술을 논할 수 없다. 표면적으로 유아적이고 코믹한 예술이 보통 사람의 내면에 점화된 격정적인 불꽃이라 단정짓기도 어렵고, 원색적인 소재와 색을 차용하는 선에서만 추구할 수도 없는 시점에서 이를 양분하기는 더욱 힘들다. 다만 이번 전시는 감상자에 대한 배려가 뛰어나 본질을 뚫기 쉬운 네이키드한 작업을 제시하며, 이면에 아이러닉하고 진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는 어떠한 긴장을 구하지 않고, 의미와 이상을 위해 현실을 희생시키지도 않는다. 뻔뻔스럽고, 친근하며, 귀엽기까지 한 작업들을 보며 무언의 안도감을 느낀다. 자신의 단편적임과 평소에 숨기고 싶었던 어린아이같음(childishness)이 작품 속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궂이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가짜가 가짜임을 내버려두고, 욕망을 욕망 그대로 그려내도 자족할 수 있으면 된다. 꿈꾸는 대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존재 자체로 충분히 자기 주체성을 표현하는 지금의 코드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희의 작업은 스캐너를 이용한 디지털 포토그램 Digital photogram Scano graphy 작업이다. 작업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로 이들이 상징하는 다양한 포스와 에너지들은 스캔작업을 통해 탈색되어 지극히 평범한 이미지들로 재조합된다. 작은 피규어들의 조악함과 스캐너를 통해 읽혀지는 디테일은 지극히 소소하고 일상적인 우리들의 모습으로 치환되고 닮아간다.

안경수의 풍경은 가변적이며, 풍경의 개체들을 비슷한 느낌으로 보여지게 한다. 더 나아가 대상의 개별성과 존재감의 부재를 안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풍경은 대상의 개별성의 희생을 강요한다. 이 대상들은 세속적으로 은유화되어 있으며, 채워진 장난감들은 유기적이고, 비대하다. 작가는 장난감 병정을 그려나갈 때도 의도적으로 의인화하고 있다. 이것은 일회적이고 철저하게 종속적인 익명의 대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기존의 대상성에서 이탈한 것이며, 경계가 모호한 공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의도된 자리하기를 통해 풍경의 일부로 종속시키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가변적인 환상풍경이다.

한윤정은 배고픈 이미지를 떠올린다.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음식들로 흥분하고 한편으로 편안함을 느꼈다는 작가는 지금도 그 기억으로 현재의 불안을 떨쳐주는 것은 음식이라 생각한다. 음식을 만들고 먹는 행위를 통해 새로운 여행을 하고, 그 여행 속엔 행위와 소리, 향기, 사람 등 여러 부분이 떠다닌다고 말한다. 순간순간을 잡고 싶은 마음은 색지, 봉투, 메뉴지 등에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한 드로잉으로 표현되고 있다.

김소연은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표현한다. 작품 속 아이들은 퇴행이라는 방어기제를 통해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현재의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화려한 듯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치장을 하고 있다.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꾸미고 노력해보지만 그 모습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그 치장이 더 다가가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화려하려고 노력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이 조심스런 아이들의 고백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자문해본다.
안상희는 시각적 즐거움을 유도하고자 하는 구조물들과 일상생활용품들로 주어진 공간을 채운다. 마음이 원하는 편안함과 달콤한 느낌을 유도하려는 구조물과 오브제로 통해 하나의 다른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조영현은 평범한 일들이 지속성을 지녀서 영원한 일들의 기반을 만든다고 간주한다. 실제 인물과의 시대적, 문화적 환경 속에서 감지된 세대 차이를 모티브를 하여 현 세대들이 평범하지 않은 -반복되고 지속되기 때문에 위험한- 일상을 조장하고 있는 현대의 첨단화된 환경에 대해 주목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현재의 자신과 주변을 감지하게 한다.

작가들은 인물, 사물 혹은 특정 장소 등 과장된 캐릭터를 통해 표현한다. 각자 느낀 시지각의 결과물 중 강력한 것만을 뽑아내 우리가 평소에 느끼고 싶은 동화적 환상과 단순함의 임팩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스스로를 고상함으로 가두지 않고, 자신이 상상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대상을 쉽게 펼쳐보고자 하며, 허공에 걸린 스핑크스가 아닌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한끼 식사처럼 혹은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다가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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