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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piration: 숨의 표면

온실노노 콜렉티브_김재원+필승
2025. 6. 2. - 6. 30.

온실노노溫室露勞 콜렉티브-김재원과 필승은 다시 새로운 정착지에 도착한다. 그간 < 예술생존-흙과 풀 Vol. 1 >과 < 예술생존-흙과 풀 Vol. 2 >에서 흙-노천소성 토기와 풀-식물이 결합되는 지점의 다양한 해석과 환경에 따른 변화 및 현장의 자연적 현상의 특수성에 주목하였다. 예술유목의 경로에 따라 변화되는 다양한 생물학적 순환의 현상과 시각예술로 반려(伴侶)하기 위한 향유의 지점을 선보여왔다. 그리고 다시, < 예술생존-흙과 풀 Vol. 3 > 본 전시에서는 ‘노천소성 토기에 식물이 담긴 후, 물과 환경에 노출된 토기 위에서 이끼가 자라는 의도되지 않은 공생의 현상’에 주목한다. 두 예술가에 의해 진행되는 예술생존의 유목활동이 매순간 새로운 정착지에 경유하며 벌어지는 일과 같이, 노천소성 표면에 착생하여 피어나는 이끼의 자생적 현상을 본 전시에서 몰입한다.
은 살아 있다는 것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조용히 되묻는다. 노천소성과 식물, 흙과 물, 토기 표면의 이끼, 두 개의 시간, 하나의 숨의 관계들을 만든다. 다시말해, 불에 구워낸 흙과, 살아 있는 초록의 생명 사이, 무기물과 유기물, 죽음과 생명처럼 보이는 두 상태가 이 전시에서는 평등하게 숨을 쉰다. 노천소성(露天燒成)된 토기 위에 이끼가 자라는 과정을 시각예술의 언어로 보여준다. 노천소성은 흙이 자연 상태의 열과 바람, 불에 직접 노출되어 굳어지는 방식이다. 전통 가마나 전기 가마가 아닌, 대기와 직접 접촉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불의 기록이다. 이 과정에서 토기는 일정하지 않은 온도, 불꽃의 흐름, 공기의 방향에 따라 균일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색과 질감을 품는다. 그 결과물은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만큼 흙이 본래 가지고 있던 시간성과 불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다. 이 불에 의해 굳은 토기에 다시 흙을 넣고 식물을 심는다. 아니 흙과 같은 굳어진 흙에 식물을 심는다. 그리고 우리는 식물이 잘 자라도록 물을 공급한다. 공급된 물은 자연스레 굳어진 흙으로 스며들어 젖은 표면을 만들며, 자연스레 물의 무늬가 생기는 물의 기록이 시작된다. 물의 기록이 시작되며, 토기는 표면 밖의 공기와 환경을 다시 흡수한다. 흙-땅의 기운을 갖는 표면이 되고, 그 표면 위로 이끼가 자란다. 자연스러운 공생의 현상이다. 이끼는 뿌리가 깊지 않고, 어디에든 착생할 수 있는 식물이다. 그들은 수분이 머무는 장소를 감지하며, 아주 느리게, 아주 조용히 증산작용(Transpiration)을 반복한다. 그 작용은 보이지 않지만, 그 ‘숨’은 분명히 표면 위를 통과해 지나간다. 이끼는 죽은 듯한 토기의 표면 물성을 덮고, 자신만의 녹색 호흡으로 공간을 감싼다. 토기의 표면은 단단하지만, 동시에 매우 다공질이다. 불에 의해 견고해졌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미세한 틈이 존재한다. 이끼는 이 틈을 타고 뿌리를 내리고, 물을 흡수하고, 기체를 방출한다. 증산작용이라는 미시적인 생리학적 움직임은 결국 토기의 몸 전체를 숨 쉬는 표면으로 만든다. 그것이 공생의 터전이 되는 흙의 기운을 품고 있는 땅의 원천이 되는 공생의 현상이 된다. 우리는 그것이 매우 경이롭고 자연순화적이며, 자연이 우리에게 내어 주고 품어주는 환경의 중요한 지점들을 예술로 기록한다. 중요한 것은 이끼와 토기가 각각의 물리적 특성을 유지한 채, 서로의 감각을 매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흙은 생명을 품고, 이끼는 불에 구워진 표면을 생명으로 다시 감싼다. 불의 시간과 식물의 시간, 건조와 습윤, 고체와 기체, 죽음과 생존이 서로에게 기생하고, 공존하고, 서로를 해석한다.
온실노노는 이 생물-비생물 간의 공생적 접촉면을 단지 미적 대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그것은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두 시간, 즉 물질의 고요한 역사와 생명의 비가시적 움직임을 하나의 시각적 장치로 중첩시킨 것이다. 이 작업에서 ‘표면’은 단지 어떤 결과의 외피가 아니라, 지속적인 시간의 작용면이다. 그 위에서 토기는 이끼를 받아들이고, 이끼는 토기의 숨을 다시 외부로 흘려보낸다. 여기에서 온실노노 김재원과 필승의 콜렉티브 체계가 성립되며, 단지 노천소성 토기와 식물로 연대하기 위한 묶음이 아닌 예술로 서로 받아들이고 호흡하며 다양한 경로의 외부로 예술유목하기 위한 지점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Transpiration: 숨의 표면》은 이 모든 감각을 조용히 증언한다. 화려한 제스처나 상징 없이, 오직 표면에서 일어난 작은 생명 현상만으로. 우리는 이 전시 앞에서 비로소 생각하게 된다. 살아 있다는 것은 반드시 움직이는 것일까? 시간은 반드시 흐르는 것일까? 증산은 사라짐인가, 남겨짐인가? 이 전시는 생명의 현상에 대한 대답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그 질문을, 녹색의 이끼와 불에 타오른 토기의 표면 위에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증산시킨다. 이 전시는 살아 있다는 감각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며, 그 다양성이 사라지지 않도록, 예술의 언어로 잠시 붙잡아두려는 시도다. 토기는 그릇이지만, 이 전시에서는 하나의 기후, 장소, 몸, 시간으로 기능한다. 이끼는 그 위에 자라면서, 이 모든 조건 위로 자신만의 숨을 덧입힌다. 그 숨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여기에 있다.

문화예술기획_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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