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첫 시작을 알린 ‘키미 포유’는 그동안 수많은 작가들의 작업과 나란히 걸어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여정을 함께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서로 다른 시선과 결이 만나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한 작품이 품은 시간이 다른 작품의 기억과 맞닿으며, 개별의 서사가 하나의 풍경으로 겹쳐집니다. 하얀 벽 위에 놓인 드로잉, 회화, 사진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태어났지만, 이곳에서 한 호흡을 나눕니다. 부드러운 선과 단호한 색채, 세밀한 묘사와 추상적인 여백이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 속 깊은 층위로 스며들게 합니다. 각각의 작품은 그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를 가지면서도, 인접한 다른 작품과 시선을 주고받습니다.
관람자는 이 공간을 거닐며 시간의 결을 따라갑니다. 작가가 화면에 남긴 흔적은 단지 미적 형식에 머물지 않고, 그들이 살아온 순간과 감정의 파편을 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시기의 작품들이 한 공간에 놓일 때, 과거는 현재와 만나고, 현재는 또 다른 미래를 예감하게 합니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예술의 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전시는 키미아트가 지켜온 ‘작가와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라는 가치를 되새기며, 앞으로의 여정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됩니다. 오래도록 축적된 시선이 오늘의 장면을 만들었듯, 오늘의 장면은 또 다른 시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품게 될 것입니다. 관람자의 시선 역시 이 흐름 속에 놓이며, 전시는 비로소 완성됩니다.